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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대구 행정통합의 성공조건
       김의승 전 서울특별시 제1행정부시장   최근 대구와 경북 통합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당면한 저출생과 지역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두 지역 통합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지역민들은 불쑥 재등장한 통합론에 아직은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예천과 안동 등 북부권에서는 천신만고 끝에 유치한 도청과 주변 신도시도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통합으로 그간의 지역발전 노력마저 수포가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합을 위한 지역주민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목이다.‘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경구가 있다. 일견 쉽게만 보이는 일들도 막상 제대로 해내려면 세부적인 내용을 해결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통합의 성공을 위해서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통합의 당위성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밑그림을 제시함으로써 통합은 ‘재앙’이 아니라 ‘선물’이라는 인식을 지역주민에게 확실히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3단계로 되어있는 행정체계를 2단계로 전환해 행정효율을 높인다거나, 중앙의 권한을 통 크게 넘겨받아 현 광역지자체 위상을 뛰어넘는 ‘완전한 자치정부’를 실현한다는 등의 추상적인 명분만으로는 주민들을 온전히 설득할 수 없다. 통합이 이루어지면 지금 보다는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주민이 환영하는 경북·대구 통합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로, 우선 각 지역의 기능과 발전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할 것이다. 통합도청은 현재의 안동·예천에 그대로 두고 이 일대를 행정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나아가 산하 공기업이나 단체 사무실도 북부지역으로 과감하게 추가 이전해야 한다. 동시에 대구는 통합 지자체의 경제 수도로, 포항, 구미 등은 산업도시로서 자리매김토록 하는 등 통합 지자체 내의 지역 균형을 이룰 비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다음으로, 통합 지자체의 명칭은 ‘경상북도’를 그대로 살렸으면 한다. 현재의 대구도 과거 경북에서 떨어져 나왔고, 1601년 경상감영이 대구로 이전한 이후 1895년까지는 경상감사가 대구도호부사를 겸직한 역사도 가지고 있다. 기존 행정체계 층위와는 차별화되는 특별한 지자체임을 명시하는 차원에서 ‘길 도(道)’ 대신 ‘도읍 도(都)’를 써서 ‘경북특별도(特別都)’로 명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할 것이다.아울러, 최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경북의 4개 지역(포항, 상주, 구미, 안동)과 대구의 3개 지역(수성구, 달서구, 북구)에 대한 체계적인 발전전략을 조기에 수립해서 세제지원 등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이 규정한 과감한 인센티브 지원으로 기업이 지역으로 몰려들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마지막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차질없는 완공과 이를 연결하는 촘촘한 교통망 확충도 빼놓을 수 없다. 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서대구역에서 의성까지로 되어있는 통합 신공항 철도를 도청과 안동으로까지 연장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지금 대한민국은 인구감소와 성장동력 상실로 신음하고 있고 지역소멸은 현실이 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경북·대구 통합논의는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그러나,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주민 불안만 가중한다면 한 발짝도 더 나아갈 수 없다. 맹자도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이라 하지 않았던가? 내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야 통합은 성공한다.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지방시대’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모두가 환영하는 통합안을 만들기 위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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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27
  • 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라가 선진국
                   "나는 다섯살때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되었지만 가족들과 주위분들, 특히 친구들과 은사님들의 도움으로 불편과 차별을 받은 적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과분한 혜택과 특혜를 받은 기억만 있다."   조상인 고암경제교육연구소장     세계적으로 열 명중 한 명은 장애인이고, 65세 이상 노인 2명중 1명이 장애인이다. 고령화와 빠른 산업발달로 사고, 재해로 인한 장애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니, 이제 더이상 장애는 남의 일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은 500만 명(미등록장애인 240만명 포함)이고 이들의 95%가량이 후천적 장애인이다. 장애가 없는 국민도 언제든지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장애인이 ' 보통국민'으로 살 수 없는 나라는 아무리 국민 소득이 높아도 선진국 자격이 없다.「내 눈에는 희망만 보였다-장애를 축복으로 만든 사람」 어둠속에서 하나님을 믿음의 눈으로 보았던 강영우 박사의 유고작!   "장애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장애는 나에게 축복이었다. 나는 장애를 통해서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보이지 않는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책으로 쓸 수 있었다. 장애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장애를 통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UN과 백악관을 무대로 종행무진 활동할 수 있었다."중학교 시절 뜻하지 않은 사고로 실명한 후, 이어진 어머니와 누나를 잃은 맹인고아.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을 깨달아 대학졸업과 유학길에 올라 한국최초의 시각장애인 박사. 백악관 장애인 위원회 정책차관보,  UN 장애위 부의장겸 루즈벨트재단 고문, 장애인인권과 복지를 위한 일생 삶의 여정."내일이면 귀가 안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보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꽃향기를 맡아라. 내일이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라" "세상은 고난으로 가득하지만, 고난의 극복으로도 가득하다." 태어난지 19개월만에 성홍열병으로 인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3중장애를 안고 살아야 했음에도 그 누구보다 세상을 가슴으로 느끼고 살았던 헬렌켈러의 말.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21세에 중병에 걸려 ‘길어야 2, 3년’ 이란 시한부 판정을 받지만 인생역전은 그때부터. “왜 내게 이런 일이…”라고 한탄하는 좌절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때 이른 최후통첩에 남은 시간은 온전히 충실히 살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그로부터 그는 55년을 더 살면서 슈퍼스타급 인기를 누린다.   그가 요절하기는 커녕 루게릭병 증세가 극도로 악화된 뒤에도 단순 연명이 아니라 위대한 물리학자로서 생애 막바지에 이르기까지 연구를 지속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 “내 최대 업적은 아직 살아있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 감동이 온다.김선태 실로암안과병원 원장 이야기. 어린 나이에 한국전쟁으로 시력, 친구, 친척, 건강, 희망, 재산, 그리고 부모 등 모든 것을 잃은 후 하늘을 구하는 자가 되어 인생과 신앙을 가지고  시각장애인이라는 고난을 뛰어넘어 믿음과 노력으로 실로암안과병원 원장에 도달하여 시각장애인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하기까지의 감동적인 여정을 살아온 분.나는 남이 당할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고난과 고뇌와 아픔에 짓눌렸으나 그것이 지난 후에는 "큰 물결 일어나 나쉬지 못하나 이 풍랑 인연하여서 더 빨리 갑니다.“ 천국도 열심히 믿음으로 공격하는 자가 들어가게 마련이다.인생의 행복과 성공에 있어서도 열심히 땀과 눈물을 바쳐 기도하고 노력하면 사라진 희망도 다시 솟아오른다.(김선태 목사, 실로암 안과병원장의 글 '땅을 잃고 하늘을 얻은 사람들'에서)부디 세상의 모든 장애인들이 정상인과 더불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다섯살때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되었지만 가족들과 주위분들, 특히 친구들과 은사님들의 도움으로 불편과 차별을 받은 적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과분한 혜택과 특혜를 받은 기억만 있다.시골초등학교 신작로 10여리길 책가방을 친구들이 들어 주었고, 여름철엔 누님이 부채, 겨울철엔 모포로 등하교 도와 주셨고, 눈비 올적엔 할머님이 우비가지고 먼길 데리려 오셨다. 8남매 맏딸로 동생들 돌보느라 고생 많으셨던 누님도 요즘 병원진료 등으로 투병중이신데 쾌유를 바라는 마음이다.지난해 봄 불의의 교통사고로 10년째 재활 치료중인 서울 동생을 문병하고 내려 왔다. 중고등 학창시절엔 3형제 자취하던 시절, 남동생은 식사당번 하느라 학교를 부업으로 다녔다.   지난날 진달래, 개나리 피는 봄날 집앞 논에서  개구리 울음소리 듣길 좋아 하던 나를 위해 녹음해 주었던 동생을 코로나로 고향집 못 다녀간 이 봄에 재회를 기다린다. 해마다 장애인의 날에 기억했다가 잊혀지는 우리사회 장애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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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4-20
  • 안동 낙동강변 초록쉼터로 변해야 !
     안동 낙동강변 초록쉼터로 변해야 !   국민의힘 권영길 안동시장 예비후보       강원도 황지에 "洛東江 千三百里 예서부터 시작되다"라는 비석이 있다. 낙동강 발원지이다. 낙동강의 핵심지역은 안동이다. 안동댐과 임하댐이 건설되면서 강변에는 버드나무 숲과 모래톱, 백사장이 사라지고 둔치에는 체육공원 일색으로 조성되어 있다. 20세기 후반의 서울올림픽 이후 체육활동의 붐이 일면서 만들어진 서울의 한강공원을 쏙 빼닮은 모습이다.   21세기에 들면서 서울의 한강공원들은 초록의 모습으로 변모하였다. 매년 수천 그루의 나무를 심어 초록쉼터를 조성하여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나무심기는 –2~3℃ 온도저감, 미세먼지저감 등의 효과가 높고 기후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안동시내 낙동강은 용정교에서 안동대교까지 5km 구간이나 초록쉼터는 보이지 않는다. 축구장, 농구장, 야구장, 풋살장, 다목적광장, 주차장, 산책로, 자전거길, 그라스원, 백조공원, 파크골프장 등의 체육시설로만 가득 차 있다.   한여름에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낙동강 시민공원은 16만 안동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장소이다. 이곳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옛 정취를 담을 수 있는 버드나무, 미루나무, 왕벚나무, 이팝나무와 같은 그늘나무를 한 줄로 또는 모아서 심자. 초록의 심터는 유치원 아이들의 소풍, 자연관찰, 체육시설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건전한 레저 공간, 가족공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복개된 천리천과 안기천을 원래모습으로 복원하여 낙동강수계와 생태적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초록의 뜰이 되어야 한다.   4월5일은 식목일이다. 금년 3월초 울진, 삼척지역 산불 피해면적은 20,923㏊, 207.5㎢에 해당한다. 안동시 산림면적 1,063㎢의 25.9%가 불탔다. 복구하는데 수십 년 이 걸린다. 산림은 누구나 공정, 공평하게 이용하는 복지이다. 산불을 조심하여 귀중한 자연자원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권영길 안동시장 예비후보 전)경상북도 복지건강국장     <안동시장 예비후보 권영길, 걸어온 길>   ◆ 약력 ◆ 現) 국민의힘 경북도당 부위원장 現) 여의도연구원 문화정책기획위원회 위원 前)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장 前) 경상북도 복지건강국장 前) 경상북도 대변인 前) 경상북도 동해안발전본부장 前) 경북 성주군 부군수   ◆ 학력 ◆ ·영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치학과(석사) 졸업 ·상주대학교(현.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 ·안동농림고(한생고) 축산과(40회) 졸업 ·임하중학교(1회)졸업, 전) 총동창회장 ·임하동부초등학교(16회) 졸업   ◆ 수상내역 ◆ 대통령·홍조근정훈장 수상, 행정자치부장관 표창, 경북도지사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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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4-03
  • 선거를 지역청년 축제로
     선거를 지역청년 축제로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           민주주의의 축제라 불리는 선거의 실상은 총성 없는 전쟁 그 자체이다. 그럼에도 이 서슬 푸른 축제를 주기적으로 즐겨야 하는 이유들이 있다. 그것은 공동체를 민주적으로 성립시키기 위해서이고, 나아가 공동체의 문제를 합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민주화 이전에도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주권국가였으나 권위주의로 퇴락한 공동체였다. 그리고 1987년 민주화 이후에야 대한민국은 민주적으로 성립된 공동체 반열에 들어섰다. 양 시기를 구분하는 기준은 바로 '정상선거(normal election)'가 제도적으로 작동했느냐이다. 따라서 그간 7차례의 대선을 치르며 유권자의 선택을 통해 권력을 유지 또는 교체한 것은 대한민국을 민주적으로 성립시킨 견인차이다.   이렇듯 선거는 경쟁의 규칙을 학습하고 승복의 덕목을 체화한 공동체 제도이다. 나아가 공동체의 현안 해결과 발전을 위해서도 선거는 필수적이다. 공동체의 갈등은 결국 자원의 배분을 둘러싼 다툼이다. 따라서 선거에서 승리한 집단이 표심을 업고 문제해결의 칼자루를 쥐게 된다. 이를 위해 후보와 정당은 온갖 화려한 청사진을 펼치며 다잡기(catch-all) 게임에 몰입한다. 그러나 '국민을 위한' 환심잡기에 '늘 소외되는 계층'이 있었다는 점에서 선거는 딜레마를 벗어나기 어렵다.   세간의 표심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여덟 번째 대선은 그간 소외된 계층을 적극 호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특히 MZ세대로 명명되는 청년층은 역대 선거에서 투표율이 매우 낮았을 뿐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표출하는 데에도 소극적이었다. 그 업보일지는 몰라도 이들을 위한 공약은 장식물에 불과했고 선거 뒤에는 관심 밖이었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는 사이 이 세대가 짊어진 짐은 너무 무거워졌다.   비정규직이 전체의 2/3를 차지하는 노동시장에서 이 세대가 차지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터무니없다. 여기에 코로나19는 고용을 극도로 위축시켜 비정규직 일자리조차 드물게 되었다. 나아가 설령 취업에 성공해도 내 집을 마련하기까지의 시간은 몇 생을 더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대통령이 '두 번이나' 사과한 이슈가 부동산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비탄은 더욱 절절하다.   우리지역의 현실은 더욱 뼈저리다. 한창 일하고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할 청년의 지역이탈률이 전국 최고점에 이르러 있다. 전국 도시 중에서 대학 밀집도는 가장 높은 반면, 국가재정지원은 정반대이며 대학생 중도탈락률도 정점을 넘보고 있다. 고용과 지역의 문제가 맞물려 청년세대 내부의 양극화가 구조적으로 뿌리 내리고 있는 것이다.   선거가 문제해결의 장이라는 점에서 대선후보들이 청년들에게 쏟아내는 약속은 반갑기 그지 없다. 그러나 재원을 알 수 없는 선심성 공약은 선거 뒤 청년들에게 희망고문의 아픔을 돌려줄 것이 자명하다.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와 주거에 초점을 맞춘 명료한 청사진에 달려 있다. 그리고 청년세대 또한 지역적으로 분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지역균형인재 육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 개인을 지원하는 공약을 넘어 지역 양극화를 치유하는 거시정책이 제시되어야 한다.         단적으로 학령인구 급감, 지역균형인재 일자리 부족, 지역청년의 유지취업률 감소, 단계적 지역주거 확충 부재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양극화 해소 방안에서 후보들의 진심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청년공약은 위선에 다름아니다. 그리고 우리지역의 청년들도 자신을 위한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야 한다. 그러할 때 선거가 지역 청년의 축제의 장으로 가꾸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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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22

실시간 사설/칼럼/기고 기사

  • 대구‧경북 행정통합, 급발진도 모자라 시대 역주행하나
    도기욱 경상북도의회의원(국민의 힘, 예천   전국시대 송(宋)나라 저공(狙公)이란 사람이 키우는 원숭이의 수가 늘어나 먹이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아져 원숭이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먹이라곤 도토리 뿐인데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를 주겠다 하니 원숭이들이 모두 반발을 했다. 그러자 저공은 할 수 없다는 듯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 하니 원숭이들이 모두 좋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유명한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유래다.   지난 5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기존 입장을 바꾸고 갑작스럽게 제안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연신 전국을 들썩이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통합기한부터 정해놓고 화려한 상차림을 준비중이다. 신도시 조성에 대한 기대가 컸던만큼 가장 큰 실망과 불안감을 느낄 경북 북부권을 통합행정복합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청사를 현 상태로 유지하고 국가행정기관 및 산하 공공기관들을 이전하며 어느 한 곳 손해없는 행정통합을 하겠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언론 보도된 대구시의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대구 인근에 위치한 경북의 12개 기초지역이 대구청사 관할로 배치되고, 경북청사는 안동‧예천을 포함해 단지 7곳만 관할한다. “경북(慶北)”이라는 명칭만 존치할 뿐 사실상 700년 역사를 거쳐온 큰집 주인인 “도(道)”의 해체나 다름없다. 행정복합도시 조성 카드를 꺼내놓고 온갖 사탕발림으로 북부권 도민을 현혹하더니, 수시로 계획이 바뀌는 등 조삼모사가 따로 없다. 보도 당일 경북은 대구시의 특별법안이 합의된 사안이 아니라고 바로 반박했지만 이미 신뢰는 물건너가고 도민들의 불안은 현실이 되고 있다.   광역 자치단체 간 통합은 국내에 사례가 없고 해외에서조차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단 3개월 새 쾌도난마(快刀亂麻)식 질주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산‧창원‧진해의 통합 사례가 얻을만한 시사점이 꽤 많다. 통합 14년째를 맞이하는 창원시는 출범 이후 각종 특례를 적용받고 있음에도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채무는 증가했다. 통합 당시 110만 정도의 인구는 100만명 유지도 위험한 상황이다. 산업 구조의 재편이나 시설 확충에 있어서도 지역간 갈등을 조정하기 쉽지 않고, 고작 통합 3, 4년차 되던 해부터 마산시와 진해시를 다시 분리하자는 말이 나오는 등 통합 후유증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대구‧경북은 수도권 일극체제와 지방소멸에 맞서는 유일한 해답이라며 최초 광역 행정통합이라는 유례없는 방책을 내놓고, 장밋빛 희망만으로 도민들을 선동하는 상당히 위험한 길을 걷고 있다. 통합의 가장 큰 이점으로 꼽는 특례와 교부금 등의 추가 인센티브는 통합 초기에는 재정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국세 세수 감소나 반사적 불이익에 대한 타 지자체의 입장 등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고 한시적이기 때문에 이에 의존한 경쟁력은 모래성 쌓기나 다름없다. 정부가 통합을 부추기는 이유도 결국은 장기적으로 정부의 예산 절감 때문이지 않은가.   중복 기능과 기구‧정원을 감축해 행정 비용을 절감시키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광역 행정 범위가 넓어지면서 도민과의 접근성은 멀어져 공공서비스 질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민의를 대변하는 의원 정수도 줄어들어 장기적으로는 도민의 편익과 복리 증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 통합이 되면 생활 편의와 문화공간이 잘 갖춰진 대구로 각종 상권과 경제생활권의 쏠림이 발생할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경제적 이치다. 통합하기 전에야 경북 소외 지역에 여러 당근책을 제시하겠지만, 당장 몇 년만 지나면 효율성 명목으로 계획이 수정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고 하지 않은가.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러한 중차대한 일에 불과 2년 새 손바닥 뒤집듯 입장이 번복된 것만 봐도 타당한 의심이다. 가뜩이나 수도권 쏠림으로 지방은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대구경북 내에서 또 이중쏠림 현상을 겪게 될 것은 자명하다. 대구권은 사람‧자본‧정보‧기술들이 집적되고 각종 민간‧공공투자가 집중되지만, 이에 반해 경북은 더욱 소외되고 피폐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심화될 것이다.   지난해 말 경상북도 개도 700년 및 도청신도시 건설을 기념하고 새천년을 함께 비상한다는 의미로 조성된 ‘천년숲’이 대한민국 최우수 도시숲으로 선정됐다. 불과 몇 달 새 새천년은커녕 당장 유령도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도민들은 한숨만 나온다.   그간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및 수도권 과밀해소를 위해 세종특별자치시 건설, 혁신도시 조성 등 여러 노력과 시늉이라도 보여왔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급발진처럼 추진되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그동안 애써 쌓아온 지방자치의 성취를 스스로 부정하고 시대를 역주행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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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23
  • 경북 치유농장에서 쉼과 힐링을
       조영숙 (경북도농업기술원장)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우리의 생활은 편리하고 풍요로워졌지만 인구의 수도권 집중, 심해지는 경쟁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자살률 OECD 국가 중 1위, 행복지수 52위, 합계출산율 0.72명 등은 세계 GDP 14위인 대한민국의 또 다른 현실이다.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쉼과 힐링, 치유다. 녹색처방전으로 불려지며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건강을 돕는 치유농업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해외에서도 치유농업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케어팜은 복지와 농업을 결합한 형태로 농장에 거주하면서 텃밭 등 농장일을 하면서 돌봄, 재활, 치료 등 사회 복지서비스를 제공받고 지자체에서 바우처 형태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우리나라에선 1990년대부터 원예치료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으나 체계화되지 못하다가 2021년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치유농업 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치유농업사 국가자격제도를 도입하고 전국 18개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을 지정해 142시간의 전문교육 이수 후 자격시험을 통과해야만 치유농업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법에 명시했다.경북도는 선도적으로 치유농업을 육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2022년 전국 최초로 치유농업센터를 구축해 치유농업의 체계적인 양성·지원 거점기관으로 치유농장 품질관리, 치유농업 소득모델 개발, 국가인증 치유농장 육성 등에 주력하고 있다. 또, 전국에서 가장 많은 3개 대학을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으로 지정하고 치유농업사를 양성해 치유농업의 품질과 전문성을 높이며, 국민이 다양한 치유농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치유카페, 치유마을 등 다양한 형태의 치유농업 체험공간도 조성 중이다. 특히, 복지와 교육 등과 연계한 수요자 맞춤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교육청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치유농업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경북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업해 추진한 당뇨 등 만성질환자 대상 '건강팜케어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 결과 우울감 22%, 불안감 20% 감소, 스트레스 호르몬의 긍정적 변화 등 치유농업의 심리적 건강 회복에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농촌진흥청 연구에서도 치유농업은 노인 인지기능 19.4% 증가, 아동 자아존중감 13% 향상, 암 환자 세로토닌 40% 증가 등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만큼 치유농업은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또한, 쉼과 힐링의 공간으로 농촌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농업과 치유, 관광 등을 연결한 '아그로 투어리즘(Agro Tourism)'이 여행의 새 트렌드가 되면서 농촌의 생활인구 증대로 인한 농촌 경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농촌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농업·농촌의 자원과 결합한 다양한 형태의 치유는 농업을 단순한 생산의 영역을 넘어 치유와 관광을 제공하는 서비스 농업으로 확대해 농업·농촌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성장시킬 것이다.올여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쉼과 힐링이 있는 경북의 치유농장에서 삶의 활력을 찾아보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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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20
  • 한국독립운동성지 안동 독립운동가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일제강점기 남부여대(男負女戴: 남자는 등에 짐을 지고 여자는 머리에 이고 유랑하는 모습)로 조국을 떠난 동포들, 이국 땅에서 풍찬노숙 하며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평생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 정신에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려 했던 지도자들의 실천적 삶의 참모습을  광복절  79주년에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조 상 인 고암경제교육연구소장   올해 2024년은 광복절 79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한국 최다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한국독립운동의 성지」 안동은 우리나라 독립운동 발상지(1894년 안동의병을 독립운동의 최초 역사로 기록됨)로서 상해 임시정부 국무령인 석주 이상룡 선생, 국민회의 의장인 일송 김동삼 선생 등 출중한 독립운동가를 포함하여 전국에서 가장 많은 363명의 독립유공자가 나왔다. 이 밖에도 미포상 독립운동가가 690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볼 때,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나라를 잃었던 100여 년 전, 의리를 택하여 순국한 인물의 죽음을 자정순국(自靖殉國)이라 부른다.  이는 나라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말이다. 나라가 무너질 때 가장 많은 순국자가 나온 곳이 경북이다. 전국에서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인물이 90명 가량 인데, 경북출신이 18명이고 그 가운데서도 안동문화권 사람이 14명이나 된다. 왜적의 백성이 되는 일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삶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의리를 택하는 것이 성현의 가르침이니, 오호라 우리 동포여 힘써 나아갈 때가 지금이 아닌가?" 안동출신으로 의병 항쟁하다가 순국한 이중언이 남긴 말이다. 안동출신 이만도가 앞장서고, 이중언을 비롯한 안동지역 유림들이 그 뒤를 따랐다. 의병장 출신 이만도는 패망의 책임을 통렬히 느낀다면서 24일 동안의 단식 끝에 숨졌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서훈을 받은 독립유공자는  1만5,689명에 달한다. 단일 지역으로 따지면 전국에서도 경상북도, 그중에서도 안동출신 독립유공자가 제일 많은  1,053명이다.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안동 독립운동의 산실인 임청각은 고성 이씨 종택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최고 지도자)을 지낸 석주 이상룡의 생가이다. 석주 선생 내외와 동생은 물론 아들과 손자, 조카, 손부까지 이 집에서만 총 11명의 독립유공자가 배출되었다.  항일투쟁에 3대가 나선 명실상부한 독립운동가의 집이다. 석주 선생은 1911년 집안의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너희들도 이제 독립군이다"라며 노비들을 해방시키고 식솔들을 이끌고 임청각을 떠나 만주 망명길에 올라 독립운동에 여생을 바쳤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전답은 물론이고 99칸짜리 임청각까지 처분해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다. 망명길에 올라 압록강을 건너기 전 “내 아내와 자식들을 왜놈 종이 되게 할 수 없다”는 시 한 절로 비분강개한 심중을 토로했다. “나라를 찾기 전에는 내 유골을 고국으로 가져가지 마라”는 유언을 남긴 채 1932년 만주에서 생을 마쳤다. 아들인 이준형 마저 1942년 자결로 일제에 항거했다. 이육사에게 2024년은 특별한 해이다. 1904년에 태어나 1944년에 순국했으니, 2024년은 탄생 120주년이요, 순국 80주기다. 이육사는 1904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퇴계 이황의 14대손이다. 이육사는 한편으로 독립 투쟁에 관여했고, 다른 한편으론 시인으로 활동했다. 육사는 짧은 40년 생애 동안 독립운동이나 문예 활동에 있어 참으로 가시밭길을 걸었다. 민족문제를 해결하려고 나라 안팎을 넘나든 그의 노력이나 고통 속에서 펼친 문예 활동도 모두 민족에 대한 애정에서 우러나온 것임은 더 이상 다른 말을 덧붙일 필요조차 없다. 그는 퇴계 학맥을 잇는 저항성과 문학성을 모두 이어받고, 또 소화해 냈다. 민족을 생각하여 독립운동가의 길을 택했고, 핏속에 흐르는 문학적 기질로 문인으로 활동했다. 그래서 그가 ‘저항시인’이자 ‘민족시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암울한 시대와 절망적 현실에 굴하지 않고 강철로 된 의지와 무지개 같은 희망을 노래한 시인 이육사. 그는 40여 년의 삶 동안 17번의 감옥살이를 하고 끝내는 죽음으로 민족의 양심을 지키며 일제에 저항한 시인이다. 유언을 쓰기보다 행동을 하겠다던 그는, 실제로 삶과 문학이 일치된 생을 살았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치열했던 육사의 삶을 그대로 투영한 시들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오는 광복절인 8월 15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는 이육사 선생 순국 80주기 기념「오페라 이육사」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한편 일제강점기, 어두운 민족의 현실에 맞서 평등과 박애의 종교적 신념과 민족의 혼을 지킨 봉경 이원영 목사를 떠 올려본다. 1919년 안동 예안 3.1운동을 주도한 혐의와 창씨개명, 신사참배 거부로 목사직을 시무사면당하고 서대문형무소 등에서 4차례 구금당한 이원영 목사.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 이원영 목사 생가는 한국기독교사적지로 지정되어 있다. 망한 나라, 사라진 공동체 부활을 위해 저들은 불꽃처럼 살았다. 우리 근현대사의 굴곡은 우리 모두의 가족사를 대하소설로 만들어 버렸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많은 지도자,  법조인 그리고 신앙인들의 자세가 정도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탄식이 그치지 않는 백척간두에 선 혼돈의 이 나라! 일제강점기 남부여대(男負女戴: 남자는 등에 짐을 지고 여자는 머리에 이고 유랑하는 모습)로 조국을 떠난 동포들, 이국 땅에서 풍찬노숙 하며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평생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 정신에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려 했던 지도자들의 실천적 삶의 참모습을  광복절  79주년에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광복절 79주년 한국독립운동성지 안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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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09
  •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일홍 만개한 병산서원(屛山書院)
      "특히 누각 건물인 만대루에서 바라보는 주변경관은 병산의 자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유생들이 교육을 받던 강당인 입교당에서는 자연과 건축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어 자연 친화적이고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본보기가 되는 곳이다. 우리 민족의 절제된 마음과 자연을 지켜가고자 하는 민족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조 상 인 고암경제교육연구소장   병산서원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교 건축물로서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선생과 그의 제자이며 셋째 아들 수암 류진(柳袗, 1582~1635) 공을 배향한 서원이다.이곳은 서애 선생께서 31세 때인 1575년에 풍산 상리에 있던 풍악서당을 이곳으로 옮겨와서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으로 1607년 선생이 돌아가신 후 묘우(尊德祠)를 짓고 선생의 위판을 모셨으며, 매년 봄ㆍ가을 향사를 받들면서 서원으로 승격되었다.그 후 철종 14년(1863)에 병산서원으로 사액 받았으며,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은 전국 47개 서원 중 하나로 사적 제 26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한국의 서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된 서원이다.병산서원은 낙동강의 은빛 백사장과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고 병풍을 둘러친 듯한 '병산'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할 만큼 빼어난 곳에 자리 잡고 있다.특히 누각 건물인 만대루에서 바라보는 주변경관은 병산의 자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유생들이 교육을 받던 강당인 입교당에서는 자연과 건축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어 자연 친화적이고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본보기가 되는 곳이다. 우리 민족의 절제된 마음과 자연을 지켜가고자 하는 민족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목조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건물이 병산서원이다. 병산서원이 이 같은 명성을 얻은 이유는 바로 만대루(晩對樓)가 있기 때문이다. 병산서원하면 바로 만대루를 떠올려도 무리가 아니다. 이 건물 이름은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 『백제성루(白帝城樓)』'의 한 구절  < '취병의만대 / 백곡회심유(翠屛宜晩對 / 白谷會深遊)', "푸른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수는 늦을 녘 마주 대할만 하고,흰 바위 골짜기는 여럿 모여 그윽이 즐기기 좋구나.">에서 따 왔다. 맞은편의 깎아지른 절벽인 병산(屛 山)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군데군데 늙은 소나무가 서 있는 하얀 모래밭, 그 사이로 느릿느릿 흘러가는 강물, 오랜 세월의 이끼가 그림처럼 묻어 있는 절벽, 그 틈 사이로 어렵사리 뿌리를 내려 애절하기까지 느껴지는 관목들, 그 너머 푸른 하늘. 그 모든 것들을 서원의 앞마당으로 끌어 당겨 놓은 듯하다.장마가 끝나고 여름 한가운데 배롱나무꽃과 함께 자글자글 익고 있다. 바람이 잘디잔 꽃눈깨비를 흩날린다. 땅바닥에 핏자국이 질펀하다. 석 달 열흘 피고 지고, 지고 피는 나무백일홍(木百日紅) 꽃이다.사람들이 ‘백일홍나무’ 라고 자꾸 웅얼거리다 보니, 어느샌가 소리 나는 대로 ‘배롱나무’가 되었다. 배롱나무 줄기는 매끈매끈한 알몸이다. 나무껍질 같은 건 군더더기. 발가벗은 몸에 간지럼 태우면, 까르르 꽃들이 웃는다. 그래서 ‘간지럼나무’다.붉은 배롱나무꽃은 열꽃이다. 피가 펄펄 끓어 돋은 ‘화엄 자국’이다. 여름은 배롱나무꽃과 함께 시작된다. 석 달 열흘 피고 지고, 지고 피는 나무 백일홍(木百日紅) 꽃. 조선 선비들은 앞마당에 배롱나무와 향나무를 심어놓고, 꼿꼿한 지조와 강직한 삶을 꿈꿨다. 요즘 안동 병산서원엔 400살이나 된 배롱나무 예닐곱 그루가 앞 다퉈 붉디붉은 꽃을 피워 올리고 있다. 임금을 향한 붉은 마음. 만고충신 성삼문(1418∼1456)이 배롱나무꽃을 보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지난 저녁 꽃 한 송이 떨어지고/오늘 아침에 꽃 한 송이 피어/서로 100일 동안 바라보니/너를 대하여 좋게 한잔 하리라(昨夕一花衰 今朝一花開 相看一百日 對爾好銜杯)’꽃은 한 번 피기는 어려워도 지는 건 금방이다. 열흘 가는 꽃은 드물다. 아무리 새 꽃을 피워 올려도 ‘백일 붉은 꽃’이 한계다. 꽃이 활짝 피면 ‘금세 질까’ 두렵다. 봉오리가 막 벙글 때의 꽃이 훨씬 예쁘고, 적이 안심된다.배롱나무꽃이 지면 가을이 온다. 선선한 바람이 불면 꽃잎이 지기 시작한다. 땅바닥엔 피처럼 붉은 카펫이 깔린다.사람도 저마다 꽃을 피웠다가 진다. 배롱나무 꽃처럼 황홀하게 지는 사람이 있다. 봄날 백목련 꽃잎처럼 검버섯 몸으로 땅바닥에 널브러지는 사람이 있다. 무화과처럼 ‘열매 속의 속 꽃’을 피웠다가 담담하게 지는 사람도 있다. -김화성, 배롱나무꽃 기행-지난 월요일 안동문화원 사진반에서 현장출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백일홍 만개한 병산서원(屛山書院)에 야외출사를 다녀왔다.자연과 사람이 한폭의 그림이 되는 서원건축의 백미 한국 최고 고건축물로 명성이 있는 병산서원. 낙동강의 은빛 백사장과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고 병풍을 둘러친 듯한 '병산'에 싸인 병산서원은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하여 많은 학자를 배출하였으며 지역의 현안에 적극적으로 뜻을 모으고 조정했다.한국의 성리학의 전통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2019년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병산서원을 포함한 9개 서원이 '한국의 서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7월의 끝자락 백일홍 만개한 병산서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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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01
  • 층간소음 갈등, 해법은?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아파트와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 반려동물 냄새, 담배 연기 등으로 층간 분쟁, 이웃 간의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난 지 오래다.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은 2021년 11월 15일 오후 5시경 인천시 남동구 서창동의 한 빌라에서 층간 소음 갈등으로 벌어진 사건이다. 위층의 층간소음 및 흉기난동 가해자인 남성이 본인을 신고한 아래층 일가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남편은 오른손 인대를 크게 다쳤고, 딸은 얼굴 쪽에 7cm의 깊은 부상을 입었으며, 아내는 경추 부상으로 의식불명에 빠졌다. 피해 가족 모두에게는 정말 끔찍한 사건이다.지난 7월 5일에는 부산시 북구에서 이웃 간에 반려견 갈등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하였다. 아래층에 오랫동안 거주했던 A(60대) 씨는 위층에 살던 B(40대)씨와 그의 초등생 딸인 C양에게 흉기를 휘둘러 B 씨를 숨지게 했다. 범행 직후 A씨는 흉기로 스스로 복부를 찔러 의식불명에 빠졌다.이처럼 이웃 간에 발생하는 층간소음 등의 극한 갈등으로 살인과 협박, 방화 등 끔찍한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층간소음은 이제 생활치안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가 2022년 6월 23일부터 7월 8일까지 대구시에 거주하고 있는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공동주택 내 안전에 위협이 되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전체 응답자의 40.7%가 ‘층간소음, 반려동물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불화’를 지적했다. 또한, 현재 경찰에 접수되는 층간 소음 신고는 하루 100건 이상이고. 이 중 90% 이상은 반복 신고이다.또한, 어느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이웃 사이 소음 갈등으로 촉발된 살인 사건으로 22명이 살해되었고, 피해자가 위중한 경우를 합치면 희생자는 35명까지 늘어난다. 살인미수까지 포함하면 1년에 적게 잡아도 3~4명 정도가 살해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소음 분쟁 살인 사건의 72%는 범행 전 피해자와 가해자의 갈등이 3달 이상 지속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기간에 공동체 내부에서의 조정이나 중재 등의 노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사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 흡연이라든지 층간소음, 반려견의 소음과 냄새 등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다툼이 발생하기 이전에 해결할 수 있다. 거실에 소음방지용 매트를 깔고 슬리퍼를 신거나, 밤 늦은 시간과 이른 아침에는 청소나 세탁을 삼가는 등 공동주택 생활의 기본예절만 잘 지켜도 갈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최근에 실제 사례를 소개하면, 새로 이사 온 위층에서 떡과 음료수를 사 가지고 아래층에 와서 ‘우리 집에는 아이들이 둘이 있어 시끄러울 수도 있는데, 불편하지 않게 아이들에게 잘 주의시키겠습니다’라고 친근감 있게 인사를 왔다고 한다. 아래층에서는 약간의 소음에도 웃음으로 대응을 했다고 한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이렇지는 않다. 소음에 항의를 하고, 그래서 다툼이 일어나고,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고, 상대방은 경찰에 신고했다고 화를 내고, 또다시 소음이 일어나고, 그건 과정 속에서 감정이 폭발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바라건대, 공동체 속에서 층간 소음으로 고통받는 피해 주민들의 마음을 잘 표현해서 아파트 내부에 포스터나 방송 멘트를 하는 것도 층간 분쟁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소음 발생 등 법과 규정을 따지기에 앞서 소통과 공감을 위해 서로 노력하는 성숙한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2021년 7월 출범한 자치경찰제도 지역의 층간소음, 묻지마 범죄, 고독사 등 생활 속 치안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문제들은 지역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행정복지센터, 파출소와 지구대, 주민자치위원회, 아파트 관리사무소, 자율방범대 등과 소통하고 협력해서 공동체 치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공동체 속에서 해결하기 힘든 생활치안 문제를 스스로 완화시킬 수 있다. 자치경찰제는 생활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주민자치행정과 경찰행정의 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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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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